서해안시대를 열어갈 핵심지구이자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 천혜의 자연 입지조건을 두루 갖춘 월곶포구가 시흥시의 주먹구구식 도시계획으로 인해 상권이 오히려 갈수록 침체되면서 당초의 ‘전원 관광도시’라는 꿈을 접은 채 날개 꺾인 기형적 향락지역으로 추락하고 있다.
바다와 산으로 둘러싸인 시흥시는 수도권에 위치하면서도 비교적 개발이 더뎌 대단히 낙후된 도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흥시는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드믄 천혜의 입지조건을 두루 갖춘 월곶포구에 주목하게 됐다. 월곶지구 17만여평을 ‘꿈의 전원단지’ ‘환상의해양관광도시’로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송도신도시가 인천시 개발의 ‘결정판’이라면 월곶지구는 개발의 손때가 묻지 않은 시흥시 도시계획의 ‘출발젼이었다. 시흥시는 당초 월곶지구 개발에 이어 인근에 위치한 한화 매립지, 폐염전 부지, 시화호 북측 간석지 등지를 차례로 개발해 관광과 산업을 아우르는 복합타운으로 바꿔나갈 계획이었다.
월곶포구는 입지 여건상 서울 대도시권, 인천 국제교류권, 안양?군포?의왕 등 수도권 산업 물류거점권으로 형성되는 삼각지대의 중심에 위치해 있고, 제2·제3경인고속도로와 수인선 전철, 소사~반월공단 복선전철, 수인산업도로 등 풍부한 교통환경을 갖추고 있다.
북으로는 소래포구와 1km 정도, 남쪽으로는 오이도와 대부도를 자동차로 30여분이면 접근할 수 있는 거리에 있으며, 포구에까지 고깃배가 들어와 수산물이 거래되는 어항이자 널찍한 해안산책로를 따라 낙조를 즐길 수 있는 천혜의 전원·해양 관광지역이기도 하다. 따라서 월곶지구는 개발 초기만 해도 서해안시대를 열어갈 핵심지구로 주목받았었다.
시흥시는 월곶지구의 풍부한 해양자원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해 시화산업단지와 인천 남부 생활권의 인구를 끌어들이고 시흥시가 수도권의 공해 배출지라는 오명을 씻고 서울 등 수도권 인구의 주말 나들이 명소로 바꿔나간다는 야심찬 전략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꿈은 시흥시의 도시계획 실패로 인해 상권이 침체되면서 무산된 가운데 월곶포구는 러브호텔들만 늘어나는 기형적인 향락지역으로 추락하고 있다. 각종 퇴적물로 항구의 기능은 상실된 가운데 무분별한 포구 개발, 대중교통수단의 단절, 한화의 공사비 절감을 위한 군자매립지 졸속 준공 등은 월곶을 절망의 땅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포구에 산더미처럼 쌓인 폐기물과 쓰레기로 악취가 진동하고 조선소 앞의 폐선박은 수년간 방치된 채 침출수만 생산하고 있다. 시흥시의 월곶 개발계획은 처음부터 다시 철저하고 과학적으로 전면 수정 검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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