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한달여 앞두고 시흥‘을’ 선거구에 전국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고 제정구 의원 밑에서 정치를 시작하며 한솥밥을 먹었던 5선 조정식 의원과 3선 김윤식 전 시장이 ‘동지에서 적’으로 변해 서로에게 날카로운 칼끝을 겨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윤식 전 시장은 중앙당 인재영입위원회가 공들여 영입한 케이스로, 당일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김윤식 전 시장의 입당에 대해 “어려운 시기에 천군만마를 얻었다”며 ‘친명 조정식 의원’의 대항마로 경쟁력이 충분함을 강조했다. 지난 5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김윤식 전 시장을 시흥'을‘에 전략 공천했다. 그리고 공천 경쟁에 나섰던 장재철 예비후보는 8일 오전 기자화견을 통해 "김윤식 후보 공천과 관련해, 자신을 향한 말도 안되는 루머가 돌고 있어 탈당할 수밖에 없다'며 탈당과 함께 예비후보를 사퇴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더불어민주당의 공정 경선을 요구했던 김봉호 변호사가 당 공관위에서 조정식 의원의 단수공천을 결정하자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탈당을 선언한다. 또한, 지난달 8일 민주당을 탈당한 김상욱 예비후보도 이낙연 대표 체제의 「새로운미래」로 합류해 총선출마를 준비 중이다.
 |
2004년 실시된 제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시흥‘을’지역 후보로 나서 국회의원에 당선(득표율 59.44%)된 조정식 의원은 이후 제18대 총선에서는 통합민주당 후보로 득표율 51.13%, 제19대 총선에서는 민주통합당 후보로 득표율 59.62%, 제20‧21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각각 득표율 47.03%, 67.02%를 얻으며 5선 고지에 올랐다.
조정식 의원의 제21대 득표율(67.02%)은 당시 수도권 최고 득표율로 기록됐다. 제20대 총선에서는 유권자 성향이 비슷한 국민의당(23.30%) 후보가 나섰음에도 새누리당(29.60%)과 국민의당 후보를 가뿐히 물리치고 당선의 영예를 누렸다.
그러나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조정식 의원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지였던 김윤식 전 시장이 국민의힘 후보로 나섰고, 조정식 사무총장의 단수공천 희생양이 되어버려 경선기회조차 얻지 못한 김봉호 변호사는 “평민당 당원으로 시작한 본인이야말로 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적자이다. 불공정한 공천에 맞서 ‘민주연대’에 합류해 새로운 민주정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는가 하면 「새로운미래」 김상욱 예비후보도 더민주당 조정식 의원을 정조준하고 있다.
시흥‘을’ 지역의 제20대(2016년) 총선과 제22대(2024년) 총선 구도는 비슷한 양상이지만, 총선 결과가 쉽게 예측되지 않는 것은 각 정당‧후보 경쟁력 및 또 다른 변수 요인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20대 총선 당시 시흥‘을’ 지역 새누리당 후보는 29.60%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고 신생정당이었던 국민의당 후보는 23.30%라는 놀라운 성과를 이뤘음에도 당시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후보는 승리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변수는 국민의힘 후보가 김윤식 전 시장이고, 민주당의 공천 파동 여파가 시흥‘을’ 지역에서도 쉽게 가라앉지 않는 등 사방에서 조정식 의원을 겨누고 있기 때문이다.
단수 공천 확정 이후 조정식 의원은 SNS를 통해 “당원동지 여러분과 시흥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 지금까지 늘 그래왔던 것처럼 ‘더 큰 시흥, 시흥발전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멸사봉공하겠다”고 6선 고지를 향한 각오를 다졌다.
국민의힘 김윤식 후보는 “조정식 의원의 정치는 오로지 자기출세를 위한 것이고 시흥은 자신의 출세를 위한 도구일 뿐“이라며 “국민의힘에서 대한민국 정치발전에 기여하고 시흥발전과 지방자치 발전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봉호 예비후보는 “민주당에서 공정과 상식, 정의가 사라졌고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김봉호가 썩은 물을 방류해 정의가 흐르게 할 것”이라며 “김봉호는 절대로 포기하지도 좌절하지도 않는다. 이번 총선을 반드시 완주해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김상욱 예비후보도 “조정식 의원은 지난 20년 동안 민주당 옷을 입고 자신의 기득권만 유지해 온 국회의원”이라고 폄하했다.
온통 사방에서 위협받고 있는 5선의 조정식 의원은 과연 6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 30여 년 민주당 생활 속에서 3선 시장을 역임했던 김윤식 후보는 과연 국민의힘 간판으로 시흥‘을’ 지역에 새로운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그리고 민주당을 탈당한 뒤 제3지대로 출마를 준비 중인 김봉호 변호사와 김상욱 원장의 돌풍은 과연 태풍으로 변할 수 있을까. 시흥‘을’ 지역의 총선 양상이 실로 20년 만에 흥미진진한다.
<관련 기사>
<사설> 그 어느 때보다 피로도 높은 ‘제22대 총선판’ - 시흥신문 (shnews.net)
이희연 기자 shnews1@naver.com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