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지방의회의원이 제외된 현 정치자금 후원제도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단을 내리면서 지난 2월 「정치자금법」 일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 7월 1일부터 지방의원도 상시 후원금 모금이 가능해졌다.
기존 「정치자금법」은 국회의원만 후원회 설치가 가능해 같은 선출직인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차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다. 헌법재판소는 이 규정이 정치자금 모금의 음성화, 경제력이 없는 사람들의 정치입문 저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개정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지방의원도 후원회 설치가 가능해져 광역의원은 5천만 원, 기초의원은 3천만 원 한도 내에서 연간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고 기부한도는 광역의원 200만 원, 기초의원 100만 원이다.
후원금은 모금 한도액을 준수해야 하고 회계책임자를 지정해 후원금의 수입과 지출을 투명하게 관리하며 매년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회계 보고를 해야 한다.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회계책임자는 일반 정치자금 회계책임자를 겸임할 수 없다.
특히 ▲정치자금법 제6조(후원회는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해야 한다) ▲정치자금법 제7조(후원회는 회원들이 기부한 후원금을 모집하고 관리할 수 있다. 이때 후원금은 정치 활동을 위해 소요되는 경비로만 지출해야 한다) ▲정치자금법 제12조(후원회는 연 1회 이상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회의록을 작성하여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정치자금법 제40조(후원회는 해산 후 잔여재산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귀속시켜야 한다) 등의 법적 요건도 준수해야 한다. 후원회 구성원은 정치자금법 제5조에 따라 외국인, 미성년자, 공무원 등은 제외된다.
2020년 지방의원들이 정치 후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촉구할 당시 찬성 측 의견은 ‘후원금이 있으면 돈이 없는 청년과 사회적 약자의 정치 진입 문턱을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당시 지방의원들은 ‘같은 선출직인 국회의원들도 후원금을 받는데 광역‧기초의원들의 후원금 모금 제한은 문제가 있다’며 지방의회의원들의 후원금 모금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후원회 허용에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았는데, 실제 헌법재판소는 2019년 12월, 지방의원의 활동 범위가 좁고 필요한 자금의 양이 적다며 후원금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결국 지방의회의원 후원회 설치 제한에 헌법불합치 판단을 내리면서 지방의원들의 후원금 상시모금이 가능해졌다.
7월 1일부터 지방의회 의원들의 후원금 상시 모금이 가능해지면서 지방의원 정치후원금도 국회의원과 동일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기존의 지방의원의 경우 개인이 감당했던 지역 사무실 운영, 의정 보고 현수막·세미나 자료 제작 등을 후원금으로 집행할 수 있다. 이제 국회의원의 의정 보고 현수막에 더해 도의원, 시의원의 의정 보고 현수막을 보게 될 날도 멀지 않았다.
지방의원 후원금 모금은 선관위에 등록된 후원회를 통해서 기부하게 함으로써, 투명하고 건전한 정치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긍정적 기대도 있다. 또한, 정책 간담회 등 다양한 의정 활동에 후원금을 활용할 수 있어 후원을 통한 유권자의 정치 참여도 기대된다. 여기에 더해 다양한 계층에게 더 많은 지방의회 진출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반면에 지역구 주민의 금전적인 후원이 대가성으로 여겨질 것을 우려하는 여론도 적지 않다. 일단 지방의원들이 후원금을 받으면 후원자에게 무엇이라도 해줘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방 의회는 비교적 감시가 허술해 불법 로비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후원금 모금과 사용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
시흥시의회 16명 의원 중 현재까지 시흥시선거관리위원회에 후원회 설립 신고를 마친 의원은 4명 정도이고 일부 의원들은 후원금 모금과 집행, 사무실 운영, 회계 처리와 관리 등 비현실적인 제도 탓인지 후원회를 운영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연 의원 개개인이 지역 유권자들에게 후원을 요청할 정도로 각자가 의정활동에 충실했는가. 그리고 지역 유권자들은 진정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후원금을 건넬 준비가 되셨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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