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가 「1인 가구 기본조례」를 제정‧공포(2024.4.9.)하는 등 ‘1인 가구’ 지원에 본격 나서고 있다. 시흥시가 지난해 11월 (재)경기복지재단과 협력해 진행한 ‘시흥시 1인 가구 실태조사 및 분석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시흥시 ‘1인 가구’ 수는 전체 가구 수의 31.4%인 6만5,153가구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 1인 가구의 비율(63%)이 높았는데 세대별로는 40세에서 64세까지 ‘중장년 1인 가구’(47.9%) 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들의 바라는 지원정책으로는 ‘주택안정’을 최우선으로 꼽았고 뒤를 이어 ‘주거환경’, ‘건강’, ‘경제‧일자리’ 순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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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흥시 청년스테이션 ‘공유식탁’ 프로그램에 모인 청년들.(자료=시흥시청) |
시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9개 정책과제, 24개 추진과제’라는 ‘1인 가구’ 지원계획을 수립했다. 주요 내용은 ▲세대별 1인 가구를 포괄하는 보편적 지원과 ▲시흥시 내 특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중‧장년 남성 1인 가구’나 주거 불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지원 등으로 나누어 사각지대를 줄였다.
정책 설문에 참여한 한 청연은 “주거가 안정되면 나머지야 어느 정도 채워갈 수는 있는데, 일단은 집세 부담이 크다. 월세 걱정 안 하고 살아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것처럼 ‘청년 1인 가구’는 주거안정이 1인 가구의 삶의 질이 개선되는 최우선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청년과 중장년 통틀어 가장 필요한 정책에 대한 응답은 주택 안정, 주거 환경, 안전 환경 조성 등 주거정책에 집중됐다.
이에 시는 청년들에게 월세를 특별 지원하고 있는데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 1인가구 중 소득 및 재산 기준을 충족하는 청년들에게 매월 20만 원씩 최대 12개월분의 월세를 지급하고 주거가 불안정한 저소득층 취약계층에게는 1인가구 최대 26만8,000원 가량의 주거급여도 지급한다.
노인과 장애인 등 위급 상황을 알리거나 조치할 동거자가 없는 취약계층의 경우에는 ‘1인 가구 안부 살핌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 해당 사업은 1인가구의 전력 사용량 및 통신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평상시와 다르게 전기 사용량이 없으면 동 복지담당자에게 알림을 송신해 안부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여성 1인가구 등 범죄 피해 취약 가구에는 스마트홈 방범물품, 창문 안전장치 등 여성안심패키지를 지원하며 혼자 사는 여성들에게 정서적 안전감과 함께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복지부의 ‘2023 자살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가구 자살생각 비율이 18.7%로, 2인 이상 가구(13.7%) 대비 약 1.4배 높았다. 다인 가구 대비 삶의 질이 낮고 사회적 고립, 외로움, 우울증 등이 정신건강 위험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시흥시 설문조사에서 한 중년 1인가구는 “신체적 손상으로 인한 생계불안이 결국 우울로 이어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식생활 등 영양 관리 취약 등도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시는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1인가구를 위한 병원 안심 동행 서비스와 가사‧간병 방문 지원 사업을 마련했다. 병원 진료 동행 뿐 아니라 접수와 수납까지 보호자와 같은 마음으로 함께한다.
65세 이상 가구에는 방문 건강관리를, 65세 미만 가구 중 취약계층에는 가사‧간병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연령대별 맞춤형 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청년과 중장년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1인가구 건강생활 서비스’에서는 요가, 실내 클라이밍 등 다양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으며 식생활 개선을 위한 함께 모여 요리를 배우고 공동체 활동을 할 수 있는 ‘식생활 개선 다이닝’은 소통창구로서 인기가 높고, 특히 영양관리에 취약한 중장년 1인가구를 위한 ‘야간요리교실 달달한 솥밥’도 꾸준한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모든 연령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1인가구의 고충 중 하나는 바로 외로움과 고립감이었다. 상대적으로 청년층보다는 중장년과 노년층에서 비율이 높은 경향이 있지만, 최근 ‘쓰레기 집’으로 대표되는 은둔형 외톨이 청년 1인가구도 늘어나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정책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흥시는 청년들이 집에서 나와 함께 취미와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청년협업마을과 ▲청년스테이션을 조성했는데 ‘청년협업마을’은 청년들의 창업활동에, ‘청년스테이션’은 교육과 취미활동에 중점을 두고 청년들이 이곳에서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고 소통하며 자신들만의 관계망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제 막 세상 밖으로 나오는 보호 종료 아동에게는 자립지원 정착금을 지원하고 금융, 주거, 노동 등에 관련한 개인별 맞춤 컨설팅을 제공하며 사회 일원으로서의 연착륙을 돕고 있다.
중장년을 위한 ‘중장년 수다살롱’은 같은 관심사를 가진 중장년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 동아리를 만들고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지속적인 사회관계망을 형성하고 있다. 원예, 목공예, 산책 등 어떤 주제도 가능하다. 시는 앞으로도 세대별, 관심사별 모임 기회나 공간 제공 등 1인가구의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주력할 계획이다.
‘1인 가구’는 더이상 다인 가구로 가기 전 단계의 임시 형태가 아니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22년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중은 34.5%로 지난 2010년 23.9%였던 1인 가구는 12년간 10% 넘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3인 가구’ 비중은 21.3%에서 19.2%로, ‘4인 이상 가구’는 22.5%에서 13.8%로 크게 줄었다. 통계청은 2050년에는 국내 1인 가구가 39.6%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희연 기자 shnew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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