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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구경과 함께 호젓한 숲길을 걷고 싶다면 고창 선운사로 향하자. 1,500년 역사의 고찰은 평지 사찰이지만 단풍의 운치는 높은 산 못지않다. 가람 옆 도솔계곡을 품은 숲길에선 단풍과 기암이 어우러진 절경을 볼 수 있다.
단풍이 유독 붉은 곳은 절집 앞을 흐르는 도솔천이다. 물 위로 아름드리 단풍나무가 드리운 풍경, 일교차가 큰 날 이른 아침에는 물안개가 피어올라 몽환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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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운사 도솔계곡 숲길. |
가람을 둘러본 뒤에는 도솔계곡 일대를 걸어보자. 초봄 동백, 이른 가을 꽃무릇, 가을 단풍. 1년 중 붉은 꽃이 3번 핀다는 국가 지정 명승이다. 선운사에서 도솔계곡을 따라 산내 암자인 도솔암까지는 편도 3.2km 남짓, 1시간 정도가 걸리는 평탄한 흙길이다. 단풍나무와 느티나무가 섞인 활엽수림이어서 가을 햇볕을 머금은 단풍잎들을 양껏 볼 수 있다.
경내에선 2020년에 보물로 지정된 만세루를 눈여겨볼만 하다. 정면 9칸, 측면 2칸으로 지은 조선 후기의 강당 건물로 현존하는 사찰 누각은 보통 정면 3칸이나 이 같은 9칸 규모는 드물다고 한다.
안정화 기자 pairlad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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